한국출판인회의는 출판의 자유를 신장시키고, 출판의 문화적 진흥과 산업적 발전을 위해 민족문화의 창달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1998년 12월 2일 설립된 대한민국 문화체육관광부 소관의 사단법인입니다.

오늘, 역사는 이와 같이 새로운 세기가 시작되는 문전에 서 있습니다.
새로운 세기가 이전의 세기와 다른 것은 세계 전체가 이 새로운 세기의 시간좌표 속에서 동시에 움직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구의 중심부는 물론이고 주변부까지, 그것이 어떤 공동체든지 간에 그렇게 될 수밖에 없을 뿐만 아니라, 그 좌표를 이탈하면 결국 소멸의 운명에 처할 수밖에 없는 것이 다가오는 시대의 외길입니다. 이것은 정보산업의 전 세계적 통제와 장악이라는 현실 그 자체에 의해서 여실히 증명되고 있습니다.

오늘, 한 공동체의 생존과 성쇠는 정보산업의 힘을 어떻게 극대화하여 세계시장에 참여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정보산업을 어떻게 정의하든 그 힘의 근원은 지식의 생산과 축적에 있습니다. 지식의 생산과 축적이 정보산업시대의 핵심이 되는 전 지구적 시점에서, 출판과 출판인의 책임과 의무는 이전 시기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정의를 요구받고 있습니다.

오늘, 출판인의 역량과 노력은 정보산업의 한 축으로서 지식축적이라는 출판의 매체적 책임을 다하는 데에 집중되어야 합니다. 그것은 산업이라는 측면에서는 출판의 생존과 연결되고, 문화와 교육이라는 측면에서는 출판의 소명과 연결됩니다. 생존과 소명을 위해서는 출판인 개개인의 힘도 필요하지만, 출판인의 집단적 운동의 힘이 더욱 요청됩니다. 이는 출판매체가 정보산업에서 차지하는 자리가 다른 매체에 비해서 너무 비좁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특히 양적 크기가 숭배의 대상이 되는 한국 사회에서 출판의 질적 가치를 정보산업에 접목하기 위해서는 출판인의 집단적 운동이 그 견인차가 될 것입니다. 또한 그 운동은 물신이 군림하는 이 사회에서 출판의 본래적 사명 의식을 드높이는 동시에 출판인의 위치를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한국의 출판인은 지식과 정보의 유통에 의해서 거대하게 이루어지는 지구의 동시대적인 변화 속에서 새로운 위치를 찾아갈 때가 되었습니다.

오늘, 출판이 이 공동체의 정보산업에서 중심축이 되어야 하는 것은 매체적 당위입니다. 그리고 외래문화의 압도적 영향, 저질문화의 일방적 범람, 입시 일변도의 학교교육의 파행을 시정하는 것 역시 출판에 주어진 사회적 책임입니다. 나아가서 새로운 문화 창달과 사회교육 역시 출판이 담당해야 할 사회적 몫입니다. 우리 출판인들은 이러한 매체적 당위와 사회적 책임의 확인을 위해서 함께 자리하고 함께 가야 합니다. 함께 자리하고 함께 가는 것이야말로 출판인으로서의 자기 혁신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한국출판인회의'를 중심으로 새로운 세기를 맞이하는 데에 힘을 모읍시다.

오늘, 우리 326명의 출판인은 다가오는 1백 년의 "21세기"라는 '책'이 그 어느 세기의 '책'보다도 더욱 아름답고 완벽한 내용을 갖추는 일에 동참하기 위하여 우리 자신의 역량과 노력을 극대화할 것을 결의하고 밝힘으로써 한국출판인회의의 창립을 선언합니다.

1998년 11월 2일
한국출판인회의